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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취미생활)

<채식주의자> 불쾌한 표현력,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

작년에 읽은 한강 작가 님의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이 책은 고등학생 때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비교적 최근에 읽게 되었어요. 그 이유는 고등학생 시절 이 책을 빌리려 학교 도서관에 갔는데 사서 선생님이 읽지 말라고 반대하셔서 어쩔 수 없이 못 읽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고 보니 왜 선생님이 그러셨는지 알 것 같긴 해요. 미성년자 때 읽었으면 많이 충격받았을 법한 내용들이었거든요. 최대한 큰 스포없이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 님이 한강이거든요. 이 작가 님의 시집도 인상 깊게 읽었어요. 고등학생 때 시집을 샀었는데 솔직하면서도 묵직한, 그리고 뇌리에 박히는 표현들이 좋았거든요. 사진에 보이는 것 같이 표지는 꽃 사진인데요. 이 꽃 사진을 찍으신 분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 님이에요. 이 분에 대한 글도 나중에 적어보도록 할게요.
 
먼저 이 책을 사기 전에 서점에서 잠깐 읽어봤는데 술술 읽혀서 바로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책이었어요. 이 책의 목차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이렇게 3개로 이루어져 있어요.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해 보자면 이 책의 주인공인 영혜는 평범한 주부였어요. 그랬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을 기점으로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은 채식만 한다는 사람이 낯설기도 했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은 크게 걱정하다 못해 그녀의 아버지는 강제로 고기를 입에 넢으려고 했습니다. 영혜는 당연히 완강히 거부했고 그러자 아버지는 그녀의 뺨을 때립니다. 모든 가족들은 충격에 빠졌어요. 그 이후로도 영혜는 '시뻘건 꿈'을 계속 꿉니다. 그 과정에서 영혜는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에 빠졌으며 여러 갈등이 발생합니다. 
 
그 다음 챕터인 몽고반점은 영혜가 가지고 있는 몽고반점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영혜의 친언니 남편은 우연히 그녀의 몸에 있는 몽고반점을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예술가였던 그는 영혜에게 몸에 식물을 그리고 영상 작업을 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부분은 읽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더 과하게 말하자면 표현력이 상세해 기분이 더러워질 정도였어요. 그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거든요. 예술이라는 명목하에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사람이요. 아무튼 영혜는 몸에 식물을 그리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영혜는 이 그림을 몸에 그린 후 그녀를 매일 괴롭히던 '시뻘건 꿈'을 꾸지 않게 되었어요.
 
마지막 챕터인 나무불꽃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혜가 물구나무 서 있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영혜 본인이 나무가 되었다고 상상에 빠진 모습이에요. 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고기는 물론이고 다른 음식까지 먹지 않게 됩니다. 그녀 본인 나름대로의 진정한 채식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채식을 하는 것에 그치치 않고 본인이 식물이 되려는 그 모습이 말이죠.
 
자극적인 내용으로 불쾌한 기분이 들다가도 표현력이 정말 좋기도 하고, 흔하지 않은 소재에 뻔하지 않은 내용이라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혹시 이런 부류를 좋아하시면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