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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취미생활)

<구의증명> 사랑하는 사람을 식인, 그와 영원히 하나가 되는 법?

오늘은 전에 언급했던 '본즈앤올'과 비슷한 소재로 쓰인 최진영 작가 님의 구의 증명이라는 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책 역시 식인이 소재인데요. 그래서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저는 식인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저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써 평가하는 글을 쓰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점 알립니다. 

 

 

 

 

 

두 연인이 중점으로 나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자 주인공인 '담'의 시점으로 내용이 흘러가요. 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연인인 '구'가 죽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연인의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감, 좌절감, 불안감 등의 과정을 풀어나가는 내용이에요. 이때 담은 그와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서 그를 먹습니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이 문장은 이 책을 대표할 수 있는 문장이에요. 사람을 먹는 표현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영원히 자신의 안에 담아두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요.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당연한 말이지만 같은 세상에 있을 수 없다는 게 엄청난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저도 가끔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는데 전 정말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저도 담이처럼 아주 소중한 사람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 몰입하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전 먹는다 거나 그러진 않을 겁니다...) 아무튼 여기서 식인은 그저 표현수단의 하나로 사용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수단만이 주는 여운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이 문장도 되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당연히 행복하려고 연인과 함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어쩌면 불행해도 같이 있으면 견딜 수 있다는 뜻처럼 들리는 것 같아요. 사실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 곁에 있으면 불행하기가 더 힘들 것 같아요.

희망 없는 세상에선 살 수 있었지만 너 없는 세상에선 살고 싶지가 않아서. 죽음은 너 없는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정말 죽고 싶지 않았어.

 

구가 죽기 직전 한 생각입니다. 이 문장을 봤을 땐 정말 마음이 미어졌어요. 죽는 순간에도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는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이 둘의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 감히 가늠도 하지 못하겠습니다.

 

언급했던 문장 외에도 가슴에 와닿는 말들이 많았어요. 여러분이 직접 읽으면서 느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정도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 사랑하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 죽을 만큼 사랑하는 연인이 있으신 분들 모두에게 추천드립니다.